
렛츠리뷰 당첨된지도 모르고 있었고 택배가 왔다는 연락도 없어서 지금에 와서야 리뷰를 작성한다. 마감날짜 삼일전에 책을 받아 이거 언제 읽고 쓰지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몰입도가 강해서 빠르게 읽어나갔다.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탐정수사하는 긴다이치의 할아버지뻘 긴다이치 코스케의 탐정수사는 어찌보면 허점 많아 보인다. 하지만 책 말미의 반전과 그로 인해 이루어지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깊다.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났었던 천은당 사건에서 모티프를 가져왔다. 10명을 청산가리로 살해하고 금품을 털어 도주한 희대의 괴사건. 이야기의 소재가 된 일부터가 흥미를 불러일으키니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역시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사건에 대한 흥미에 재미를 배가 시켜주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본 사회 현실이 언뜻 언뜻 엿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의 근대와 일본의 근대를 비교하면서 일본이 전쟁 이후 겪었던 사회 현실들은 츠바키 자작의 집을 배경으로 사실적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역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형적인 밀실추리물임에도 불구하고 희생자가 너무 많이 생긴 후에 범인을 밝혀낸다는 점이다. 밀실살인과 모래점등의 강령술이 더해져 인간과 악마 사이의 추리를 시도하고 있지만, 유형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밀실 트릭들이 아쉽다. 긴다이치는 탐정수사를 한다기보단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토리텔러의 역할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운 점을 커버해 주는 부분이 전후의 혼란과 계급의 혼란 그 사이의 가족 관계의 비극이 얽혀 있다는 점이다. 당대의 사회상과 당대 사회의 이슈적 사건이 맞물려 답이 없는 사건의 답을 만들어 낸다.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불면서 시작된 한 가정의 비극은 악마가 피리불기를 마칠 때 순간의 전율처럼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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